스물일곱 살에 후천 발현한 가이드 성연우. 세계 유일한 능력의 S급 에스퍼와 페어가 되다. ‘물 능력자야 많죠. 하지만 바다 능력자는 전 세계에 한 명뿐이에요.’ ‘어떻게 다른데요?’ 포세이돈 같다고 보면 돼요. 그는 딱 소리 나게 손을 튕기며 덧붙였다. ‘바다에서 숨을 쉬는 것도, 해양 동물과 소통하는 것도, 파도를 일으키는 것도, 막는 것도 가능해요. 원한다면 해일을 일으켜 대륙을 집어삼킬 수도 있을걸요?’ ‘그렇게 까지요?’ ‘온 바다가 그녀의 편이죠.’ 무료하고 평범하던 일상에 찍힌 온점. 그리고 새로 시작된 파란만장한 삶에 쓰인 첫 문장. “서해원. 바다 능력 에스퍼예요. 앞으로 연우 씨와 페어가 될 겁니다.” *** 취향 나쁜 부자가 인어라도 키웠을 것 같은, 딱 사람이 헤엄칠 수 있을 크기의 유리 수조. 그 안으로 물기에 젖은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 푸른 바다의 심연을 닮은 새까만 눈. 서류에 인쇄된 흑백 사진 너머로 보았던 시선이 연우를 향했다. 연우는 순식간에 파도의 포말에 휘말리는 기분을 느끼며 해원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해원 씨의 파트너 가이드가 된, 성연우입니다.”